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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나쁜 게 아니다 (feat. 권력의 원리 - 줄리 바틸라나, 티치아나 카시아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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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나쁜 게 아니다 (feat. 권력의 원리 - 줄리 바틸라나, 티치아나 카시아로)

Praiv. 2021. 11. 1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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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그 자체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이를 어떤 식으로 행사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내가 권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함께 생각나는 단어들이

비선 실세, 배후 세력, 부패, 더러움 등등 부정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은연 중에 힘을 행사하고 권력을 원하는 모습은 나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 “권력의 원리”에서는 나의 색안경을 벗겨주어 힘이라는 개념의 본질을 보게 해 준 책이었다.

책에서 말하는 힘의 본질은 다음과 같다.

 힘은 그 누구도 소유할 수 없다.
상대방에 대한 나의 힘은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
그것에 대한 접근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지에 좌우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내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상대방이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느냐에 따라
상대방이 나에게 행사할 수 있는 힘의 정도가 달라진다
.
따라서 힘이란 오직 관계 안에서만 존재한다.
관계를 벗어나면 힘이 세고 약하다는 것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요컨대 힘이란 관계의 당사자가 서로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인 셈이다.
그래서 힘 자체로만 놓고 보면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그것을 어떤 식으로 행사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나는 책의 저자가 언급한 힘의 본질에서 핵심 단어가 ‘가치’, ‘통제’, ‘관계’ 라고 생각한다.

 

인류는 험난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가치 있는 자원들을 확보해야 했을테고,

이 요소들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적절한 통제가 필요했을 것이며

사람들 간에 가치 있는 자원을 교환하기 위해 관계를 맺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제 활동이 나타나고 힘의 관계, 즉 권력이 나타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결국 권력은 인류가 공존하기 위해 만든 가상의 개념이다.

그 자체로 실체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생각을 하며 느낀 기분과 매우 비슷한 느낌을 오래 전에 받았었는데,

바로 코딩 꿈나무로 자라나던 대학교 3학년 전공 수업을 들을 때였다.

 

한창 프로그래밍을 하던 나는 문득 내가 공부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했던 적이 있다. 그 때 내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소프트웨어란 사람들이 만든 약속들의 집합이다”

 

소프트웨어에서 실체가 있는 건

아주 조그마한 박스(공돌이 용어로 트랜지스터) 하나에 전기가 들어오느냐 안 들어오느냐 이것 하나뿐이다.

 

하지만 이 전기 박스를 그대로 사용하기는 너무 복잡해서 사람들은 전기 박스를 쉽게 조작하기 위해

가상 개념들(Windows같은 OS나 JAVA같은 프로그래밍 언어)을 만들어냈다.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라는 가상 개념을 만들어낸 것처럼,

인류는 현실 세계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나누기 위해 권력이라는 가상 개념을 만들어냈다.

 

그러니 권력 자체는 옳고 나쁨의 문제가 아닌 사람들이 모였을 때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현상이다.

(참고로, 소프트웨어와 권력의 비교는 책에서 말하는 게 아닌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문제는 권력 그 자체가 아니라 이 권력을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이다.

 

권력을 선한 방향으로 사용하면 의료 제도 개선을 위한 사회적 운동에 사용할 수 있지만,

악한 방향으로 사용하면 수많은 사람들을 탄압하는 독재 정치에 사용할 수도 있다.

 

컴퓨터를 의료기기에 사용할 수 있지만 미사일의 탄도 계산에 사용할 수도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권력은 그 자체로 구성원들에게 파급력이 있고 한 개인의 도덕적 결의에만 맡기기엔 부패할 위험도 높다.

그렇기에 저자는 권력이 남용되는 상황을 외부에서 견제해야 함을 역설한다.

 

과도한 권력 집중에 대한 해결책은 명확하다.
권력 공유와 책임이다.
이 두 가지에 실패하면 기업에서나 사회 전체적으로나 권력 남용과 폭정이 싹튼다.
이러한 실패를 막으려면 권력 견제가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깨달아야 한다.

저자는 권력을 견제할 사회 제도적인 측면과 더불어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권력의 견제 역할에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인류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건물을 짓고 정치 체계를 발전시켜왔고,

그 시간들이 모여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사회를 만들었다.

 

이 사회를 지탱하기 위한 권력의 올바른 사용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필요할 때 행동할 용기를 길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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