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KorSA

함께 살아갈 마음, 그리고 용기 (feat.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 팀 올리버) 본문

Books/My Interests

함께 살아갈 마음, 그리고 용기 (feat.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 팀 올리버)

Praiv. 2022. 3. 6. 16:56
320x100

 

# INTRO

<공각기동대>였나.. 

‘나’라는 개념에 대한 생각을 크게 뒤흔들었던 적이 있었다.

 

공각기동대 (출처: https://flpan.tistory.com/576)

 

이 애니메이션에서 설명한 ‘자아’란 하나의 단일 개체가 아닌 수 많은 개별 요소들의 합이었다.

 

초기 자아는 비어있는(공,空) 원이고 이 원 안에 개인적인 경험, DNA 특성, 주어진 환경 등이 하나씩 자리를 차지하면서 자아를 형성해간다. (물론 애니메이션은 사이보그에 관련된 거라 프로그래밍 같은 애매한(?) 것들도 들어가긴 했지만..)

 

이 개념을 접한 후 나는 스스로를 돌아볼 때

지금껏 겪어왔던 경험들과 천부적으로 인간에게 주어진 무언가의 합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미래를 생각할 때에도 10년 후 나의 안에 무엇을 채우고 싶은지를 많이 물어보게 되었다.

 

 

#0.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는 이러한 나의 생각을 한층 더 확장시켜준 책이다.

 

첫째로, 최신 과학을 이용하여 내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디에 연결되어 있는가에 대해 체계적인 설명을 제공한다.

두번째로, 나와 같은 사람 한 명 한 명이 모여 형성된 인류 공동체가 오늘날 어떤 모습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인류가 스스로의 자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바탕으로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인 톰 올리버가 이러한 내용들을 토대로 말하고 싶은 궁극적인 생각은 이렇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단지 사람 뿐만 아니라 동식물, 자연, 우주 등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다.

연결된 어느 한 부분이 훼손되면 나머지 부분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기에

우리는 우리와 연결된 것들을 잘 가꾸고 보살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나(자아)’의 개념을 피부로 감싸진 몸뚱아리 하나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 자연, 우주등 우리가 영향을 미치는 모든 유기체로 확장해야 한다. 

즉, 자기애적 자아에서 생태적 자아로 나아가야 한다."

 

 

자, 이제 어떻게 이러한 결론이 나왔는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1. 우리는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디에 연결되어 있는가

 

 

우리의 몸은 수십 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이 세포 하나하나는 산소, 수소, 질소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원소들은 우리 몸을 이루기 전 우주 공간을 떠돌다가 어느 시점에 별이 되기도, 물이 되기도, 풀이 되기도 하다가 오늘 우리 몸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심지어 세포들도 인간 본연의 것은 전체의 1/3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미생물군유전체(마이크로바이옴)가 차지한다.

세포들의 설계도인 DNA를 보면 인간의 유전자가 약 24,000개인 반면 인간과 관련된 미생물의 전체 유전자 수는 약 2,000,000 개로 추산된다. 일부 생명체는 잠깐 동안 우리와 있지만 어떤 생명체는 우리의 생애와 우리 아이들의 생애에도 함께한다. 

 

최근 연구들을 통해 인간 몸 속의 마이크로바이옴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에 따라 개인의 감정, 건강, 컨디션 등도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미래에는 특정 마이크로바이옴을 주입해 질병을 치료할 거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다.

이렇듯 우리가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우리의 몸은 사실 수 많은 생명체들이 함께 공유하고 서로 영향을 미치는 연합체이다. 

 

한 사람의 몸이 수 많은 유기체의 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사람과 사람이 모인 인류 공동체는 왜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 걸까?

우리의 뇌 속의 커넥톰, 즉 신경세포 간의 전체 연결망은 우리의 현재 의식과 정체성을 담당한다.

우리가 어떤 사물을 보는 건 사물의 물리적인 실체를 그대로 보는 게 아니다. 우리는 물체에서 반사된 빛이 우리의 눈을 통해 뇌로 전달될 때 뇌가 재해석한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 때 뇌의 특정 부분의 연결이 활성화된다.

이처럼 우리가 무언가 외부 자극을 받거나 생각을 하게 될 때 뇌는 커넥톰을 활성화한다.

 

머리 속에 있는 이 커넥톰은 사람들 간의 수평이동을 하는데, 바로 책과 글을 통해서이다.

생텍쥐베리나 유발 하라리의 뇌 속에 있는 커넥톰은 이들이 적은 글을 통해 읽는 사람의 뇌로 하여금 유사한 커넥톰을 구성하게 한다.

문자 뿐만 아니라 감정도 수평이동을 한다. 누군가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아팠던 경험이 있다면 이는 타인이 느끼는 고통의 커넥톰이 나의 커넥톰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인류 역사에서 획기적인 발명품들이 멀리 떨어진 여러 군데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나왔던 현상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인류는 인류 공동의 커넥톰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커넥톰 말고도 인류가 크게 연결되어 있는 한 부분은 바로 ‘자연’이다. 인류는 하나의 지구를 공유하며 살아가고 자연을 함께 사용한다. 그렇기에 어느 한 국가가 자연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여파는 다른 모든 국가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2. 오늘의 우리는 어떤 모습인가

 

 

앞서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는 잘 연결되어 있을까?

아쉽게도 그 대답은 ‘NO’이다. 우리는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자연 훼손을 남발해왔고 타인에 대한 배려 대신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데 집중해왔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욕망 실현의 결과는 행위자가 아닌 힘 없는 사람, 국가가 더 크게 타격을 입는다. 이러한 선택들이 쌓여 지구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으며 이젠 거의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다다르고 있다.

 

인류는 왜 오늘날 이런 모습일까? 저자는 지금껏 경제 발전의 주 원동력이었던 ‘자기애적 자아’를 말한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지만 자기애적 자아는 우리의 연결을 차단하고 벽을 세운다. 나 자신, 나의 가족, 나의 국가만 중요하다. 이러한 경향이 강해질수록 같은 집단에는 옹호적이 되고 다른 집단을 적대시하게 된다. 

 

인류가 이러한 단일 자아를 가지게 된 이유는 분명 진화적인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살펴본 ‘연결된 우리’에 비추어 볼 때 자아는 허구에 불과하지만, 이 허구적 자아는 한 개인이 미래의 보상을 얻고 이득을 취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되어 주었다. 내가 열심히 일한 결과를 다음 달 월급으로 받으려면 ‘나’라는 존재가 먼저 필요한 법이다.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했던 자기애적 자아이지만 이제는 역으로 인류를 공멸의 길로 이끌고 있기도 하다.

 

 

 

#3.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류가 진화적 이점으로 자기애적 자아를 사용해왔다면 앞으로도 평생 그렇게 살아야 할까? 단연코 아니다.

죽으러가는 길임을 뻔히 알고서도 그대로 걸어갈 것인가?

 

이제 인류에게 필수적인 것은 나와 타인, 자연이 모두 연결되어 있고 이들 모두가 나 자신이라는 ‘생태적 자아’로의 인식 전환이다. 생태적 자아는 허구에서 벗어나 인류를 본질적인 모습, 즉 연결된 모습으로 살아가게 해준다.

생태적 자아는 이타심과 비슷해보이지만 다른 면이 있다. 생태적 자아는 남을 위해 무조건 희생해야 한다는 개념이 아니다. 생태적 자아는 우주의 이 모든 것들이 나와 연결되어 있기에 이들을 지키는 것이 곧 나를 지키는 것이라는 개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리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과 이를 살아내고자 하는 용기, 생태적 자아이다. 

 

 

 

728x90
728x9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