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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시리즈 02] 사피엔스의 농업혁명 (ft. 유발 하라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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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시리즈 02] 사피엔스의 농업혁명 (ft. 유발 하라리)

Praiv. 2022. 12. 1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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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시리즈 목록

[사피엔스 시리즈 00] 호모 사피엔스, 다음은 무엇인가 (ft.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시리즈 01] 사피엔스의 인지혁명 (ft.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시리즈 02] 사피엔스의 농업혁명 (ft.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시리즈 03] 사피엔스의 인류 통합 (ft.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시리즈 04] 사피엔스의 과학혁명 (ft. 유발 하라리)

 

 

 

 

인류에게 인지혁명 다음으로 온 혁명은 농업혁명이었다.

농업혁명은 인간이 자연에서 주어지는 것만 주워 먹던 시대에서 스스로 농작물을 경작해 먹을 수 있는 시대로 전환시켜 주었다.

 

#01. 농사

농경시대에 인간은 더 이상 이리저리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대신 한 곳에 정착하여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가 농작물의 증가를 가져오긴 했지만 그것이 반드시 더 좋은 식사나 삶의 질을 의미하진 않았다.

오히려 인구폭발과 방자한 엘리트를 낳기도 했다.

 

사실 이 농업혁명의 최대 수혜자는 인간이 아닌 밀, 쌀 그리고 감자였다.

이들은 인간들이 알아서 자신들을 넓은 곳에 퍼뜨려주고 경작을 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02. 공간의 축소, 시간의 확장

최대 수혜자가 작물들이라 할지라도 농업혁명은 인간 삶의 양식에도 큰 변화를 주었다.

 

수렵채집인 시절엔 당장 다음 주나 다음 달을 고민해야 했지만

농경지를 경작하게 된 이후로는 당장의 시간에서 벗어나 몇 년 후 몇 십년 후를 상상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삶에서 공간은 축소된 대신 시간은 확장된 것이다.

 

사람들이 한 곳에 머물면서 정치가 발달하기 시작했는데 인구의 증가만큼 정치 제도가 빠르게 발전하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기원전 1세기 고대 로마국의 경우 풍부한 식량과 귀중품으로 국력이 최상이었지만

정치질서가 붕괴되고 일련의 치명적 내란이 발생하였다.

농업혁명이 발생하고 불과 몇천년 뒤에 왕국과 제국이 출현하였기에 대규모로 협력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못한 것이었다.

 

 

#03. 상상의 질서

하지만 인간들은 곧이어 위대한 신들, 조상의 땅, 주식회사 등의 이야기를 지어내어 꼭 필요한 사회적 결속을 이루어내기 시작했다.

 

‘상상의 질서’를 만든 것이다.

 

함무라비 법전과 미국 독립선언문이 이 ‘상상의 질서’를 잘 보여준다.

미국 독립선언문 일부를 보면 이렇게 정의되어 있다.

 

“우리는 다음의 진리가 자명하다고 믿는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으며, 이들은 창조주에게 생명, 자유, 행복의 추구를 포함하는 양도 불가능한 권리부여받았다.

 

사실 생물학적으로 우리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말은 그 어디에도 없다.

창조주도 없다. 자유, 행복도 없다. 양도 불가능한 권리를 부여받았다는 사실도 증명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것은 사회적 합의이고 허구이기 때문이다.

생물학을 통해 본 객관적 사실에 기반한 내용은 사실 다음과 같다.

 

“우리는 다음의 진리가 자명하다고 본다. 모든 사람은 각기 다르게 진화했으며, 이들은 변이가 가능한 모종의 특질을 지니고 태어났고 여기에는 생명과 쾌락의 추구가 포함된다.”

 

함무라비 법전의 경우 미국 독립선언문과 다르게 계급사회를 인정하고 그에 따라 차별적인 대우를 한다.

하지만 인간을 불평등하게 대한다고 해서 그 역할이 미국 독립선언문과 다른 것은 아니다.

두 법의 근본적인 목적은 ‘상상의 질서’를 통해 대규모 협력을 이끌어내고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04. 쓰기

농업혁명으로 인해 늘어나는 생산량에 발 맞춰 인간은 또 하나의 획기적인 시스템을 발명했는데 바로 ‘쓰기’라는 작업이었다.

이는 더 이상 지식이 휘발되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을 의미했고

인간의 뇌가 허용하는 임계치 이상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게 됨을 뜻했다.

 

이렇게 무한해진 저장 및 연산 능력으로 인해 인간은 인간의 뇌에서 비롯되는 사회질서의 제약에서 벗어나

도시, 왕국, 제국의 출현의 길을 열게 되었다.

 

 

 

발췌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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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대의 사기

p120-121)

인간이 250만 년간 먹고살기 위해 사냥했던 동물과 채집했던 식물은 스스로 자라고 번식한 것들이었다. 거기에 인간의 개입은 없었다…

이 모든 상황은 대략 1만 년 전 달라졌다. 이때부터 사피엔스는 거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몇몇 동물과 식물 종의 삶을 조작하는 데 바치기 시작했다. 인간은 해 뜰 때부터 해 질 때까지 씨를 뿌리고 작물에 물을 대고 잡초를 뽑고 좋은 목초지로 양을 끌고 갔다. 이런 작업을 하면 더 많은 과일과 곡물과 고기를 얻게 되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인간이 생활하는 방식의 혁명, 즉 농업혁명이었다.

 

p124)

농업혁명은 안락한 새 시대를 열지 못했다. 그러기는커녕, 농부들은 대체로 수렵채집인들보다 더욱 힘들고 불만스럽게 살았다. 수렵채집인들은 그보다 더 활기차고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냈고 기아와 질병의 위험이 적었다. 농업혁명 덕분에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식량의 총량이 확대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분의 식량이 곧 더 나은 식사나 더 많은 여유시간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구폭발과 방자한 엘리트를 낳았다. 평균적인 농부는 평균적인 수렵채집인보다 더 열심히 일했으며 그 대가로 더 열악한 식사를 했다.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였다.

그것은 누구의 책임이었을까? 왕이나 사제, 상인은 아니었다. 범인은 한 줌의 식물 종, 밀과 쌀과 감자였다. 이들 식물이 호모 사피엔스를 길들였지, 호모 사피엔스가 이들을 길들인 게 아니었다.

 

피라미드 건설하기

p151)

농경시대에는 공간이 축소되는 동안 시간은 확장되었다. 수렵채집인은 다음 주나 다음 달에 대해 생각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농부들은 미래의 몇 해나 몇십 년이라는 세월 속으로 상상의 항해를 떠났다.

 

p154)

고대 로마 공화국은 기원전 1세기에 국력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때는 귀중품을 가득 실은 지중해 전역의 선단들이 그 전 선조들은 상상도 못했을 정도로 로마인들을 부유하게 만들어주던 시기였다. 하지만 로마의 정치질서가 붕괴해서 일련의 치명적 내란이 일어난 것 또한 부가 절정에 이르렀던 바로 이 시점이었다. 1991년 유고슬라비아는 국민 모두를 먹여 살리고도 남을 만한 능력이 있었지만 국가는 해체되고 끔찍한 유혈극이 벌어졌다.

이런 재난들의 근원에 깔린 문제점은 인류가 지난 수백만 년 동안 불과 수십 명으로 구성된 작은 무리에서 진화해왔다는 사실이다. 농업혁명이 일어난 뒤 도시와 왕국과 제국이 출현하는 데는 불과 몇천 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대규모로 협력하는 본능이 진화하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p155)

생물학적 협력본능이 부족함에도 수렵채집기에 서로 모르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협력할 수 있었던 것은 공통의 신화 덕분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협력은 느슨하고 제한적이었다. 각각의 사피엔스 무리는 모두가 독립적인 삶을 영위했고, 필요의 대부분을 스스로 충족하는 행태를 계속 유지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것은 틀린 생각이었다. 신화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농업혁명 덕분에 밀집된 도시와 강력한 제국이 형성될 가능성이 열리자, 사람들은 위대한 신들, 조상의 땅, 주식회사 등등의 이야기를 지어냈다. 꼭 필요한 사회적 결속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인간의 본능이 늘 그렇듯 달팽이처럼 서서히 진화하고 있는 동안, 인간의 상상력은 지구상에서 유례없이 거대한 협력의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갔다.

 

p157)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진 제국과 로마 제국에 이르는 모든 협력망은 ‘상상 속의 질서’였다. 이들을 지탱해주는 사회적 규범은 타고난 본능이나 개인전 친분이 아니라 공통의 신화에 대한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p162-163)

함무라비 법전과 마찬가지로 미국 독립선언문은 사람들이 그 문서의 신성한 원칙을 따라 행동한다면 수백만 명이 효과적으로 협동할 수 있을 것이며 공정하고 번영한 사회에서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미국 독립선언문은 함무라비 법전과 마찬가지로 그 당시 그 시대의 문서만이 아니었고, 후손들에 의해서도 받아들여졌다. 미국의 학생들은 2백 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것을 베끼고 암송해왔다.

이 두 문서는 우리에게 명백한 딜레마를 제시한다. 둘 다 스스로 보편적이고 영원한 정의의 원리를 약속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인들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평등한 반면 바빌론인들에 따르면 사람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물론 미국인들은 자신일 옳고 바빌론 사람들이 틀렸다고 말할 것이다. 함무라비는 당연히 자신이 옳고 미국인들이 틀렸다고 받아칠 것이다. 사실은 모두가 틀렸다. 함무라비나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모두 평등이나 위계질서 같은 보편적이고 변치않는 정의의 원리가 지배하는 현실을 상상했지만, 그런 보편적 원리가 존재하는 장소는 오직 한 곳, 사피엔스의 풍부한 상상력과 그들이 지어내어 서로 들려주는 신화 속뿐이다. 이런 원리들에 객관적 타당성은 없다.

우리는 사람을 ‘귀족’과 ‘평민’으로 구분하는 것이 상상의 산물이라는 말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평등하는 사상 또한 신화다. 어떤의미에서 모든 인간이 서로 평등하다는 것인가? 인간의 상상력을 벗어난 어딘가에 우리가 진정으로 평등한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세계가 있단 말인가? 모든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평등한가? 미국 독립선언문의 가장 유명한 구절을 생물학 용어로 한번 번역해보자.

“우리는 다음의 진리가 자명하다고 믿는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으며, 이들은 창조주에게 생명, 자유, 행복의 추구를 포함하는 양도 불가능한 권리 부여받았다.

생물학에 따르면 인간은 ‘창조’되지 않았다. 진화했다. 또한 ‘평등’하게 진화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p165-166)

미국 독립선언문의 해당 구절을 생물학 용어로 번역하면 이렇게 된다

평등과 인권을 옹호하는 사람은 이런 추론에 격분할지 모른다. 이들은 이렇게 반응할 것이다. “사람이 생물학적으로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안다고! 하지만 그 본질만큼은 우리가 모두 평등하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안정되고 번영한 사회를 창조할 수 있을 거라고.”

여기에 반론을 펼 생각은 없다. 이것이 정확히 내가 ‘상상의 질서’라고 말한 바로 그것이니까. 우리가 특정한 질서를 신뢰하는 것은 그것이 객관적으로 진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믿으면 더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상상의 질서란 사악한 음모도 무의미한 환상도 아니다. 그보다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지만 함무라비도 자신의 위계질서 원리를 동일한 논리로 옹호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만큼은 기억해두자. 가령 이렇게 말이다.

“나는 귀족, 평민, 노예가 날 때부터 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만일 그들이 다르다고 믿으면, 우리는 더 안정되고 번영한 사회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메모리 과부하

p182-183)

특정 사회의 구성원과 재산의 양이 특정한 임계치를 넘어서면, 대량의 수학적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할 필요가 생겼다. 인간의 뇌는 그 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시스템은 무너졌다. 농업혁명 이래 수천 년간 인간의 사회적 네트워크는 상대적으로 작고 단순한 상태로 머물러 있었다.

문제를 처음 극복한 것은 메사포타미아 남부에 살던 고대 수메르인이었다. 타는 듯한 햇볕이 내리쬐는 그곳의 진흙 평야는 소출이 풍부했고 도회지를 번영시켰다. 주민 수가 늘어나면서 이들 사이의 업무를 조율하는 데 필요한 정보의 양도 늘었다. 기원전 3500~3000년 어느 시기에, 익명의 수메르 천재들이 뇌 바깥에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을 발명했다. 대량의 수학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맞춤 시스템이었다. 덕분에 수메르인들은 인간의 뇌에서 비롯되는 사회질서의 제약에서 벗어나 도시, 왕국, 제국의 출현에 이르는 길을 열었다. 수메르인이 발명한 데이터 처리 시스템은 ‘쓰기’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역사에 정의는 없다

p211-212)

대부분의 사회정치적 차별에는 논리적, 생물학적 근거가 없으며, 우연한 사건이 신화의 뒷받침을 받아 영속화한 것에 불과하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훌륭한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만일 흑인과 백인의 구분, 브라만과 수드라의 구분이 생물학적 실체에 근거를 두었다면 어떨까? 만일 브라만이 정말로 수드라보다 더 아는 뇌를 가지고 있다면? 그렇다면 인간사회를 이해하는 데는 생물학으로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의 각기 다른 집단이 지니는 생물학적 차이는 사실상 무시할 만한 수준이므로, 생물학으로는 인도 사회의 곡절이나 미국 인종차별의 역사를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상상의 산물을 잔인하고 매우 현실적인 사회구조로 바꿔놓은 사건들, 조건들, 권력관계들을 연구해야만 비로소 그런 현상들을 이해할 수 있다.

 

p226)

사실 역사를 보면 신체적 기량과 사회적 권력 사이에 반비례 관계가 성립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육체노동은 하층 계급이 맡는다. 이것은 어쩌면 먹이사슬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차지하는 지위를 반영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만일 적나라한 신체적 능력만 중요했다면, 사피엔스는 먹이 사다리의 중간쯤에 존재했을 것이다. 우리가 최상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정신적, 사회적 기량 덕분이다. 따라서 우리 종 내의 권력 사다리도 폭력이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능력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므로 남자가 신체적 힘으로 여자를 강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고 안정적인 사회적 위계질서의 토대라고 믿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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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시리즈 00] 호모 사피엔스, 다음은 무엇인가 (ft.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시리즈 01] 사피엔스의 인지혁명 (ft.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시리즈 02] 사피엔스의 농업혁명 (ft.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시리즈 03] 사피엔스의 인류 통합 (ft. 유발 하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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